<부산일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 부경고(교장 강철중) 축구부가 전국 고교축구 최강자로
자리 잡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부경고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일 끝난 제17회 험멜코리아 무학기 전국 고교축구대회와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장배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격년제로 열리는 협회장배에서는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부산지역 주말리그에서는 경쟁상대가 없다. 올해 18승2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부산의 대표적 강호 동래고와의 전적에서도 2전 전승을 올렸다.

협회장배 이어 무학기까지…
100년 역사 최고 전성기

부경고 축구부 역사는 오래됐다.
부경고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05년에 학교가 세워져 처음에는 일본인 자녀들이 다녔다. 일제강점기에도 축구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한 창단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광복을 맞은 뒤 이 시기 자료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강철중 교장은 "부경고 축구부 역사가 100년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자료를 찾아 학교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경고가 강호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것은 2007년부터.
그해 처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윤빛가람과 런던올림픽에서 4분을 뛰고 군면제를 받아 화제를 모은 김기희(대구FC)가 당시 주전으로 활약했다. 이후 부경고는 해마다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고교 강호로서 위용을 드러냈다.

부경고는 패스게임을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는 스페인식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언제나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하다 보니 상대팀으로서는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부경고는 2007년 이후 해마다 2~3명씩 청소년대표를 배출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거의 대부분 서울지역 유명 대학에 진학했다. 부경고 안선진 감독은 "졸업생들이 프로나 대학에서 좋은 활약을 해 주니 부경고 출신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경고는 고민도 많다.
부경고는 축구부와 야구부가 같은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습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특히 6년 전에 마련된 인조잔디구장이 낡아 훈련 도중 선수들이 부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낡은 조명시설도 문제다. 최근 축구경기는 대부분 야간경기로 진행된다.

그러나 부경고는 낡은 조명시설 때문에 야간 훈련을 꿈도 꾸지 못한다.
강 교장은 "조명과 운동장 시설이 개선된다면 선수들이 보다 편안하게 운동을 할 수 있을 텐데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27면 / 김진성 기자